미국 알래스카 북부 프루드호베이 가스전 ©Alaska Gasline Development

국내 철강 산업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 참여 요청에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국내 철강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고부가 가치 고강도 철강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돼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미국 알래스카 남부 니키스키 LNG 액화 시설 ©Alaska Gasline Development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프루도베이 지역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약 1300㎞에 달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비 약 6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입니다. 개발상 어려움으로 오랜 기간 논의에만 그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 사업을 재추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 LNG 수요국 투자와 참여로 사업을 성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제철 특수강 ©현대제철

해당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영하 163도의 알래스카의 극저온을 견디면서도 마모와 부식에도 대응할 수 있는 특수강 수요가 늘어납니다. 이 특수강은 1300㎞에 이르는 가스 파이프라인과 LNG 액화·수출설비 전반에 투입됩니다. 특수강에 전문성을 갖춘 국내 철강 산업이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제철은 극저온용 특수 철강재를 생산하며 이미 여러 LNG 플랜트에 공급한 경험이 있습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착공 시점은 내년이어서 트럼프 행정부의 뜻대로 진행되면 철강기업의 실적도 함께 개선될 수 있습니다.

©Alska LNG Project

초기 기대감만으로도 국내 철강기업 주가는 크게 반응했습니다.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돼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5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언급하자 3월 6~7일 2거래일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되며 현대제철(19.51％) 등 국내 주요 철강기업 주가는 두 자릿수대로 뛰었습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감은 남아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철강 기업 20개로 구성한 ‘KRX 철강’ 지수는 6월 5일 기준 연초 이후 8.76% 상승했다. 향후 협상에 따라 주가는 이를 반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LNG 사업에 한국을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힌 후 주가 상승 그래프> 

정부와 한국가스공사는 6월 3~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에너지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최신 정보를 파악하고 사업성을 직접 검토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장 시찰에는 한국을 비롯패 일본과 대만, 필리핀 등 정부 관계자도 동행했습니다. 우리 대표단은 현장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4년 에너지 컨퍼런스  ©Alaska Sustainable Energy Conference

아직은 협상 단계여서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다만 향후 주가 상승 잠재력이 높아 꾸준한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입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패권 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미국과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관세 위험을 회피하고 싶은 아시아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참여 업체들이 선정될 때까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 기업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는게 시장의 판단입니다.

<이기자의 핵심 브리핑>
✓美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참여를 원해

✓정부는 6월 미국 알래스카 방문해 상당한 잠재력 확인

✓협상 초기 단계이지만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주에 온기 확산하는 중

소개 

이광수 : 국민일보 경제부 기자. SBS 러브FM <박연미의 목돈연구소>에서도 경제 뉴스를 전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 @egwa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