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추위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영하 80도. 남극의 가장 깊고 외로운 내륙에서나 드물게 기록되던 이 비현실적인 온도는, 단순히 '춥다'는 감각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시는 찰나의 순간에 폐포가 얼어붙고, 노출된 피부의 단백질 구조가 파괴되는, 문명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절대적인 죽음의 영역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바로 그 끝없는 백색의 침묵 위를 달리는, 인류 최후의 방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Snowpiercer
영화가 시작되면 시선은 본능적으로 열차 안의 사람들에게 머뭅니다. 꼬리칸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와 처절한 비명, 앞쪽 칸에서 흘러나오는 탐욕스러운 웃음소리, 그리고 피 냄새 진동하는 치열한 계급 투쟁의 드라마를 쫓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 잠시 그 소란스러운 인간 군상의 드라마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 모든 생명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벽'을 먼저 바라보려 합니다.
이 위태로운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유일한 물질, 바로 철(Iron)입니다.
바깥세상의 혹독한 물리적 법칙과 안쪽 세상의 연약한 생명 사이에는, 고작 몇 겹의 철판이 위태롭게 놓여 있을 뿐입니다. 이 얇은 경계선 하나가 찢어지거나 무너지는 순간, 인류의 역사는 그 즉시 종말을 고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설국열차라는 닫힌 세계 안에서 철은 단순한 건축 자재가 아닙니다. 그것은 외부의 위협을 막아주는 유일한 신이자, 모든 생명을 죽음의 기온으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해내는 최후의 요람입니다.
하지만 이 절대적인 물질조차 기차 안에서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철은 계급에 따라 전혀 다른 온도로 다가옵니다. 앞쪽 칸의 권력자들에게 철은 우아하고 따뜻한 존재입니다. 그들의 공간에서 철은 두꺼운 단열재와 화려한 금장식, 부드러운 벨벳과 목재 뒤에 깊숙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에게 철은 자신의 안전과 권위를 지탱해 주는 든든하고 보이지 않는 뼈대일 뿐, 피부에 닿는 차가운 감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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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꼬리칸의 사람들에게 철은 잔혹한 실체입니다. 단열재 하나 없이 날것 그대로 노출된 거친 철판은 바깥세상의 영하 80도 냉기를 여과 없이 안으로 전달합니다. 꼬리칸의 사람들이 밤마다 겪어야 했던 그 끔찍한 추위는, 어쩌면 난방 연료의 부족 때문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것은 그들을 가두고 있는 철이라는 물질이 가진 높은 열전도율이 만들어낸 물리적 형벌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철은 살을 에는 차가운 벽이자, 빛을 차단하는 육중한 문, 그리고 통제를 위해 겨누어진 무기였습니다. 철은 밖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방주이면서, 동시에 안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감옥이라는 이중적인 얼굴을 하고 우리를 응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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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부터 우리는 그 철이 감추고 있는, 영화보다 더 서늘하고 위태로운 과학적 진실을 마주하려 합니다. 우리가 믿었던 그 단단한 벽이, 사실은 영하 80도의 추위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챕터 1] 기적과 물리학의 거리: 영화는 판타지다
우리는 스크린 너머의 설국열차를 보며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영하 80도의 혹한 속에서, 거대한 강철 뱀처럼 설원을 가르는 그 기차는 무려 17년 동안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지구를 순환했습니다. 윌포드는 이 완벽해 보이는 시스템을 두고 '영원'이라 칭송했습니다. 하지만 냉정한 물리학의 시선으로 스크린에 가까이 다가설 때, 그 찬란한 '영원'의 신화에는 미세하지만 치명적인 균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의 과학에서, 영화 속 열차는 사실상 불가능한 기적, 아니 위태로운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그 이유는 철이라는 물질이 가진 근원적인 슬픔, 바로 온도에 대한 취약성 때문입니다.
재료공학에서는 금속의 성질이 급격히 변하는 임계점을 '연성-취성 천이온도(Ductile-to-Brittle
Transition Temperature, DBTT)'라고 부릅니다. 상온에서의 철은 관용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충격을 받으면 내부의 금속 격자들이
유연하게 미끄러지며, 엿가락처럼 휘어지거나 찌그러지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이를 '연성(Ductility)'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온도가 영하 80도라는 극한으로 떨어지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철 내부의 원자들은 추위에 몸을 웅크리듯 진동을 멈추고, 유연했던 분자 구조는 수축하며 움직임을 멈춥니다. 이 상태의 철은 더 이상 충격을 흡수하지 못합니다. 마치 유리처럼 성질이 변해버리는 것입니다. 공학자들은 이를 '취성 파괴(Brittle Fracture)'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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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열차가 선로를 가로막은 거대한 얼음 벽을 "콰광!" 하고 뚫고 지나가는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시각적으로는 압도적인 쾌감을 선사하지만, 공학자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자살행위에 가까운 공포입니다. 만약 윌포드의 열차가 현대의 특수강 기술 없이, 당시의 일반적인 구조용 강철로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시속 수백 킬로미터로 얼음덩어리와 부딪히는 그 순간, 유리가 된 외벽은 작은 충격조차 견디지 못하고 거대한 파열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을 것입니다. 승객들이 매 순간 느껴야 했던 그 불안한 덜컹거림은 단순한 선로의 노후화 때문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추위를 견디다 못한 금속 격자 구조가 지르는 비명이자, 언제 깨져버릴지 모르는 물질의 위태로운 신호였습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멈추지 않는 엔진의 이면입니다. 윌포드는 엔진을 신성시했지만, 열역학 제2법칙은 영구 기관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17년 동안 쉬지 않고 달린 기계 부품들은 끊임없는 마찰과 진동으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쇠라 할지라도 반복되는 응력 앞에서는 지치기 마련입니다. 금속 내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이 자라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를 '금속 피로'라고 합니다.
마모되어 헐거워진 부품의 빈자리를,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해 멈춰버린 쇠의 자리를 무엇이 채웠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바로 꼬리칸의 작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정교하게 가공된 철제 부품들이 피로 파괴 한계에 도달해 무너지자, 시스템은 스스로 재생 가능한 가장 부드럽고 약한 부품, 즉 아이들을 제물로 삼아 그 틈을 메꿨던 것입니다.
철이 버티지 못해 인간이 소모되어야 했던 그 서글픈 시스템. 영화 속 열차가 17년을 달릴 수 있었던 건 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물리학의 법칙을 잠시 유예시킨 영화적 기적, 혹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위태로운 모래성이었습니다.
[챕터 2] 기술의 응답: 불가능을 빚는 레시피
우리는 앞서 확인했습니다. 영화 속 설국열차는 공학적 관점에서 볼 때, '오버 테크놀로지' 즉 시대를 초월한 판타지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윌포드의 기차가 17년 동안 깨지지 않은 건 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그저 물리학의 법칙이 잠시 눈감아준 운명적인 기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을 던져봅니다. "영화가 보여준 그 마법 같은 설정, 즉 '절대 깨지지 않고 추위를 견디는 방주'를 현실의 기술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누군가의 희생이나 기적 따위에 기대지 않고, 오직 과학의 언어로 그 '불가능한 설정'을 현실로 불러오는 것. 2025년, 현대제철의 엔지니어들은 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대해 "가능하다"는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해답의 열쇠는 철의 성질을 근본적으로 개조하는 데 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주목한 것은 강철이 영하의 추위 앞에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도록, 그 '인성(Toughness)'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강도가 버티는 힘이라면, 인성은 충격을 흡수하고 견디는 끈기입니다. 영하 80도의 세계에서 필요한 것은 얼어붙은 몸으로 억지로 버티다 깨지는 아집이 아니라, 충격이 올 때 부드럽게 받아 안을 수 있는 유연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TMCP(Thermo-Mechanical Control Process, 열가공 제어 압연)라는, 나노 단위의 정밀 제어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대장장이가 불에 달군 쇠를 두드리고 물에 담금질하는 원리를 최첨단 과학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원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과정은 극한의 정교함을 요구합니다. 엔지니어들은 뜨거운 슬래브(철판의 재료)를 거대한 롤러로 강하게 누르는 동시에, 아주 정밀하게 계산된 속도로 물을 뿌려 식히는 '가속 냉각'을 수행합니다. 뜨거운 열과 강한 압력, 그리고 차가운 물이 찰나의 순간에 교차하는 이 가혹한 훈련을 통해 철은 다시 태어납니다.
이 공정을 통과한 철은 내부 구조가 완전히 바뀝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본래 크고 거칠었던 철의 결정립(Grain)들이 아주 미세하게 으깨지고 쪼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공학적으로는 '결정립 미세화(Grain Refinement)'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 속 판타지를 현실로 만드는 핵심 비결입니다.

미세해진 입자들은 철 내부에서 촘촘한 그물망을 형성합니다. 외부 충격으로 균열이 생기려 해도, 이 복잡한 입자의 미로 속에 갇혀 길을 잃게 됩니다. 입자가 작고 많을수록 균열이 전파되는 경로는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파괴적인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힘을 잃고 흩어집니다. 즉, 철이 깨지는 대신 내부의 치밀한 조직력으로 충격을 스스로 '소화'해 버리는 원리입니다.
현대제철은 이렇게 완성된 강재에 'Grade F'라는 이름을 부여합니다. 이 이름은 국제선급협회(IACS)가 지정한 가장 가혹한 기준, 영하 60도의 환경에서 강재에 V자 홈을 파고 거대한 망치로 때리는 샤르피 충격 시험을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는 훈장입니다. 현대제철의 FH32, FH36 같은 강재들은 이 폭력적인 추위를 견뎌내고 살아남은 전사들입니다.
영화가 물리학을 무시한 상상력으로 열차를 달리게 했다면, 현대제철은 물리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로 그 상상을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영구 동력 엔진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가장 차가운 곳에서, 어떤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진짜 방주'의 외벽을 만드는 기술만큼은 이미 영화를 따라잡았습니다.
[챕터 3] 현실의 설국열차: 야말(Yamal)의 쇄빙선
이론은 아름답습니다. 나노 단위의 입자를 제어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물성을 설계한다는 이야기는 마치 잘 짜인 SF 소설처럼 매혹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엔지니어링에서 증명되지 않은 이론은 공허한 독백에 불과합니다. 현대제철이 설계한 이 '깨지지 않는 철'은 과연 실험실의 현미경 아래서만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시선을 저 먼 북쪽, 러시아의 야말(Yamal) 반도로 돌려봅니다. '세상의 끝'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겨울이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동토의 땅이자, 바다조차 두꺼운 얼음 갑옷을 입고 침묵하는 곳입니다. 이곳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얼음을 깨부수며 전진하는 거대한 배, 쇄빙 LNG 운반선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 배들이야말로 궤도 없이 바다 위를 달리는 '현실판 설국열차'일 것입니다.
현대제철은 이 거대한 배들을 위해 E500과 같은 특수 강재를 빚어냈습니다. 여기서 숫자 ‘500’은 1제곱밀리미터당 500메가파스칼(MPa)급의 엄청난 하중을 견딘다는 강인함의 증명이며, 알파벳 ‘E’는 영하 40도의 극한 저온에서도 깨지지 않는 인성을 보증한다는 약속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수만 톤의 거대한 강철 선박이 굉음을 내며 빙산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영화 속 설국열차가 얼음벽을 뚫을 때 느꼈던 그 아슬아슬한 파열음과 달리, 현실의 쇄빙선은 묵묵하고 육중하게 얼음을 가릅니다. 일반적인 철이었다면 그 충격의 순간 ‘쩡’ 하고 금이 가거나 깨져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기술이 적용된 선체는 비명을 지르는 대신, 그 거대한 충격 에너지를 온몸의 근육으로 유연하게 흡수하며 길을 열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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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현대제철은 이미 2014년부터 국내 최초로 극저온 후판 인증을 취득하며 이 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영화 속 윌포드의 엔진은 부품이 마모되어 결국 아이들을 희생시켜야 했지만, 현실의 기술은 다릅니다. 철 자체가 강인하기에 누군가의 희생 없이도, 시스템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작동합니다.
우리는 스크린 속에서 기적을 보았지만, 현실의 바다 위에서는 과학을 목격합니다. 야말의 얼음 바다를 가르며 나아가는 그 배들은, 인간의 기술이 영화적 상상력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거대하고 확실한 증거입니다. 현대제철은 이미 그 '진짜 방주'를 띄웠습니다.
[챕터 4] 유연한 뼈대: 파국을 막는 설계
열차의 외벽을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어도, 그 열차가 달리는 길, 즉 선로와 다리가 무너지면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됩니다. 영화 <설국열차>의 가장 충격적인 결말은 내부의 반란이 아니라, 외부의 붕괴에서 찾아왔습니다.
영화의 후반부, 요나와 남궁민수가 닫힌 문을 열기 위해 크로놀을 폭파시켰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그 폭발은 잠들어 있던 산 위의 거대한 눈더미를 깨웠습니다. 폭발음과 함께 쏟아져 내린 눈사태의 압도적인 질량과 운동 에너지는 예카테리나 브리지를 강타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그 거대한 충격을 이기지 못한 교각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뚝' 부러져 나갔고, 선로는 끊어졌으며, 열차는 궤도를 잃고 심연으로 추락했습니다.
그것은 전형적인 '강성(Rigidity)의 패배'였습니다. 영화 속 구조물들은 뻣뻣하게 버틸 줄만 알았지, 충격을 흘려보내는 법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에너지가 가해졌을 때, 휘어지지 않는 철은 부러지는 길밖에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파국을 막을 기술은 존재할까요? 여기서 현대제철은 또 다른 해답을 제시합니다. 바로 지진과 같은 거대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는 내진용 강재, ‘HCORE(에이치코어)’입니다.
HCORE는 철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습니다. 우리는 흔히 '강한 철'이란 절대 변하지 않고 딱딱하게 버티는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HCORE가 추구하는 강함은 다릅니다. 이 철은 감당할 수 없는 에너지가 가해지면, 부러지는 대신 끈기 있게 늘어나는 길을 택합니다. 이를 공학적으로는 '고연성(High Ductility)'이라고 합니다.
강재 스스로가 엿가락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면서, 외부에서 가해진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자신의 몸으로 흡수하고 소산(Dissipation)시키는 원리입니다. 구조물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이 스스로 유연하게 변형되며 충격을 안아버리는 것입니다.
만약 설국열차의 선로와 교각이 HCORE로 지어졌다면, 그 비극적인 파국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눈사태가 교량을 덮친 그 절체절명의 순간, HCORE로 만든 구조물은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버텼을 것입니다. 교각이 휘어지고 선로가 기괴하게 비틀릴지언정, 툭 끊어지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열차의 바퀴를 붙들고 있었을 것입니다. 열차가 심하게 덜컹거렸을지는 몰라도, 궤도를 이탈해 모두가 파괴되는 최악의 결말만은 막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진정한 강함이란 뻣뻣하게 고개를 들고 버티는 오만이 아니라, 때로는 자신을 휘어 틀어 소중한 것을 안아주는 유연함에 있다는 사실을 HCORE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엔딩: 잿빛에서 푸른빛으로
영화 <설국열차>의 엔딩은 우리에게 강렬한 잔상을 남깁니다. 파괴된 열차의 잔해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요나와 티미는 하얀 설원 위를 걷는 북극곰과 마주합니다. 그것은 얼어붙은 땅에도 생명이 존재한다는 희망의 증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보호막이 사라진 아이들이 저 혹한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서늘한 근심을 남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2025년, 현대제철의 기술로 빚어낸 설국열차의 엔딩은 다릅니다.
이 열차는 멈추거나 탈선하지 않습니다. Grade F 등급의 외벽은 영하 60도의 추위 속에서도 아이들의 온기를 완벽하게 지켜내고, HCORE로 세운 선로는 어떤 충격에도 길을 잃지 않도록 궤도를 단단히 붙잡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위험한 설원 위를 헤매는 대신, 안전한 방주 안에서 창밖의 북극곰을 바라보며 언젠가 찾아올 봄을 기다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기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영화 속 윌포드의 엔진이 내뿜던 검은 매연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를 구원한다는 그 열차조차, 실은 지구를 병들게 했던 낡은 방식, 즉 화석연료를 태우는 구시대의 기술에 기대고 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대제철이 꿈꾸는 미래의 철은 다릅니다. 바로 '지속 가능한 철(Sustainable Steel)'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제철소는 뜨거운 석탄을 태워 검은 연기를 내뿜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이 오래된 공식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의 자리를 전기와 수소가 채워갈 거대한 전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여 탄소 대신 물을 내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그리고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전기로 기술을 통해, 현대제철은 지구에 가하는 부담을 제로(0)로 수렴시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와 루이지애나를 비롯한 글로벌 거점에서 시작될 저탄소 생산 체제는 그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공장을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요나와 티미가 살아갈 미래의 하늘을, 영화 속 잿빛 스모그가 아닌 맑은 푸른색으로 돌려놓겠다는 약속입니다.
차가운 금속 덩어리였던 철은 인간의 기술을 만나 비로소 따뜻해졌습니다. 외부의 위협을 막아내는 강인함(Toughness), 충격을 보듬는 유연함(Ductility), 그리고 지구와 함께 살아가려는 다정함(Eco-friendly)까지.
현대제철이 만드는 세상에서, 철은 더 이상 차가운 감옥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의 오늘을 안전하게 지키고, 내일이라는 역에 무사히 도착하게 해줄 가장 믿음직한 방주입니다.
지금까지 ‘철학적이진 않지만’의 이과형이었습니다. 더 흥미진진한 철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