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쫄깃한 면발이 입안에서 탱글거리는 감각이 그리울 때 냉면의 계절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본 적 있나요? 이 평양냉면이 담기는 ‘그릇’이 맛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맛의 완성, 그릇에서 시작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오늘은 그릇에 주목해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평양냉면에 가장 어울리는 그릇은 과연 무엇일까요?
평양냉면 리스트 100 (in 서울, 경기)
수도권 사람들이 즐겨찾는 평양냉면 집 100곳을 모았습니다. 평양냉면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서울과 수도권의 명실상부한 냉면 맛집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이 집들을 향해 줄을 섭니다. 최근 평양냉면 시장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을지면옥, 우래옥 같은 노포들은 여전히 인기를 자랑하지만, 서관면옥, 서령 등 감각적인 공간과 브랜딩을 앞세운 신흥 냉면집들도 MZ세대의 취향을 사로잡으며 급부상 중입니다.
평양냉면은 이제 ‘어디서 먹느냐’뿐 아니라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까지 미식의 일부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냉면집들이 스테인리스 그릇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관습이 아니라, 온도 유지력과 위생, 시각적 시원함까지 고려한 기능적 선택이죠. 지금 소개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냉면집 리스트 역시, 각기 다른 개성과 역사 속에서도 스테인리스 그릇이 담아내는 미묘한 차가움과 맛의 밀도를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양냉면 신흥강자 5곳
그릇을 논하기 전, 감각적인 공간과 브랜딩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평양냉면집 5곳을 소개합니다.
서관면옥
한적한 골목 안에 자리한 서관면옥. 일반적으로 단출하게 고명을 올린 평양냉면과 달리 지단, 오이, 고추 등을 더해 비주얼이 화려합니다. 단맛의 메밀, 쓴맛의 메밀 등 다양하게 메밀을 섞어 만든 면의 풍미도 뛰어나죠. 이 집의 킥은 다시마 식초입니다. 식초 몇 방울이 풍미를 바꿉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6길 11
서령
서령은 역사가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유명 맛집 ‘장원막국수’ 창업자가2021년 강화도에서 평양냉면으로 업종을 바꿔 서령을 열었다가 3년 만에 서울로 진출했죠. 미슐랭 빕 구르망에도 이름을 올렸죠. 만두와 항정 제육도 추천합니다.
📍서울 중구 소월로 10
우주옥
우주옥은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평양냉면을 만듭니다. 냉면 위에 올린 고기 고명은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한 국내산 한우 1++ 등급입니다.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나눈 두 종류의 육수가 있어요. 정성에 비하면 가성비 냉면입니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70길 9
진구정
냉면과 와인을 페어링할 수 있는 세련된 공간입니다. 명태회무침과 모듬 수육도 있죠. 사장님이 자양동에서 오랫동안 와인바와 주점을 운영했습니다. 음식에도 그 세월의 관록이 묻어납니다. 냉면과 라면의 중간쯤 되는 면 식감도 이곳의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536
율평
철원에서 막국수집을 하다가 서관면옥의 냉면 맛을 본 사장님이 업종을 바꿔 평양냉면 집을 차렸습니다. 메밀을 자가 제분·제면해 굵고 탱탱하며 곡물 향이 진하고, 국물도 짭쪼름하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초심자 평냉집으로 추천합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113-3
스테인리스 그릇 VS 사기 그릇 – 차이점은 뭘까?
냉면 그릇으로 흔히 사용되는 두 소재, 스테인리스와 사기. 평양냉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점차 사기 그릇을 사용하는 곳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은 스테인리스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냉면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맛의 온도와 시간, 감각까지 함께 담는 그릇입니다. 그 역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소재가 실제로 어떤 차이를 만들까요?
‘평냉 러버’라면 스테인리스
음식 칼럼니스트, 셰프, 맛집 인플루언서 등 평양냉면을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평양냉면집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그곳은 왜 스테인리스 그릇을 고집할까요?’ 그리고 흥미롭게도, 그들이 사랑하는 냉면집 대부분은 ‘스테인리스 그릇’을 선택하고 있었습니다.
1. 셰프 홍인표 (우메돈 오너셰프)
추천 냉면집: 을지면옥
추천 이유: 묵직한 육향과 단정한 고명이 조화를 이루는 집.
그릇에 대한 생각: 무광 스테인리스 그릇은 육수를 안정감 있게 감싸고, 온도를 오래 유지해줘요. 눈으로도 ‘차가움’이 느껴지는 그릇이에요.
2. 인플루언서커밍썬(@comingssun)
추천 냉면집: 필동면옥
추천 이유: 물냉면도 진짜 맛있지만 국물이 별로인 분에게 비빔냉면도 굉장히 추천합니다.
그릇에 대한 생각: 무더운 여름! 그릇을 잡는 순간 시원함을 전달하고, 육수를 끝까지 시원하게 마실 수 있게 합니다. 웨이팅 후 시원한 스테인리스 그릇을 잡으면 행복합니다.
3. 냉면 큐레이터(@naengmyeonkiller)
추천 냉면집: 필동면옥
추천 이유: 소+돼지를 우려낸 육수에 야들한 면의 조합
그릇에 대한 생각: 시원한 냉면 그릇의 정석! 가볍고 얇아서 그릇째 마시는 냉면 문화(?)에 최적화 된 그릇이에요.
4. 푸드스타일리스트 이화진
추천 냉면집: 장충동 평양면옥
추천 이유: 클래식하면서 기품있는 플레이팅과 고요한 맛의 조화가 매력적이에요.
그릇에 대한 생각: 스테인리스는 우선 시각적인 시원함이 있어요. 차가운 음식을 담았을 때 촉각으로 먼저 느끼는 시원함도 있고요. 냉면에 가장 적합한 그릇입니다.
5. 포토그래퍼 공상웅
추천 냉면집: 평안도 상원냉면
추천 이유: 요즘 같은 평냉 인플레 시대에 너무나 착한 가격. 기본 만원 냉면도 너무 훌륭하지만 100프로 순면 냉면으로 업그레이드하면 푸드코트 식당에선 나올 수 없는 맛을 경험.
그릇에 대한 생각: 스테인리스 그릇은 보냉이 필요한 요리에 최적, 찬 냉면 육수를 그릇째 마실 때 그릇에 닿는 입술과 손이 차가움을 미리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