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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3 min read

구상옥 바텐더, 그에게 현대제철맛 칵테일을 부탁했다

2026.10.01

[아무튼철덕] 닙스 구상옥 바텐더
재료 본연의 풍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칵테일 바

한 잔의 칵테일에는 수많은 선택이 담긴다. 어떤 재료를 더하고 덜어낼지, 서로 다른 맛과 향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그 섬세한 선택 끝에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감각을 잃지 않는 구상옥 바텐더에게 조금 특별한 제안을 건넸다. 현대제철을 한 잔의 칵테일로 표현해 달라는 것.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며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인 그가 고민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이라는 이름에서 어떤 맛을 떠올렸을까. 그리고 그 생각은 어떻게 한 잔의 칵테일이 되었을까. 구상옥 바텐더가 맛과 향으로 빚어낸 현대제철의 이야기를 따라가 봤다.

서판교 바 닙스에서 칵테일 재료를 계량하는 구상옥 바텐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바텐더로 약 15년간 일해 온 구상옥입니다. 현재 서판교 운중동의 바 ‘닙스(NIBS)’와 판교역 인근의 바 ‘오리엔스(ORIEN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바 ‘닙스’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나요?

‘닙스’는 카카오닙스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카카오닙스가 초콜릿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인 것처럼, 저희는 칵테일에서도 재료 본연의 풍미가 직관적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카카오닙스는 넓게 보면 향신료의 하나이기도 해서, 닙스의 칵테일에는 다양한 향신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주로 다루는 위스키를 비롯한 브라운 스피릿*에서도 카카오를 연상시키는 풍미를 찾을 수 있어 여러 면에서 저희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이름입니다.

 

*브라운 스피릿: 오크통 숙성으로 갈색빛을 띠는 증류주로, 위스키, 숙성 럼, 숙성 데킬라 등이 있다.

서판교 바 닙스의 외관과 바 카운터가 보이는 내부 전경

Q. 칵테일을 만들 때 꼭 지키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주재료와 베이스가 되는 술의 풍미를 직관적으로 잘 전달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요즘 새로운 기법이나 독특한 재료가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중심이 되는 재료의 맛과 향이 뚜렷하게 잘 느껴져야 칵테일의 정체성이 선명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료 본연의 풍미를 직관적으로 전하는 칵테일을 만드는 게 앞서 말한 닙스 운영 철학과 연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Q. 칵테일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제철 식재료나 일상에서 경험한 맛과 향에서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 식당에서 접한 재료의 조합이나 카페에서 경험한 풍미를 관찰하고, 이를 저만의 방식으로 다시 해석하죠. 보통은 먹고 마시는 경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산업 소재인 철을 칵테일로 표현한 이번 작업은 저에게도 무척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바 닙스에서 현대제철을 표현한 칵테일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구상옥 바텐더

Q. 현대제철을 칵테일로 표현해 달라는 제안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재밌을 것 같아서 흔쾌히 수락하긴 했지만, 막상 하려니 참 난감했습니다. 사실 철이라는 걸 직접 맛보거나 마실 수 있는 소재가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 표현하기가 어려웠는데,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철의 맛이 아니라, 철이 지닌 이미지를 표현해 보기로 했어요. 제가 떠올린 철은 순도 높고 단단하면서도 서늘하고 차가운 인상을 지닌 소재였거든요. 이 추상적인 이미지를 어떤 재료와 맛, 향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Q. 철의 이미지를 맛과 향으로 어떻게 구현했나요?

뜨거운 공정을 지나 완성된 철의 깨끗한 느낌과 서늘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한 잔에 담고 싶었어요.

우선 베이스는 깔끔하고 선명한 인상을 가진 동시에, 화사하고 상쾌한 풍미를 지닌 런던 드라이 진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현대제철이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기업이라는 점을 떠올리며 한국적인 솔잎을 더했죠. 그리고 철의 시원한 느낌을 주려고 배를 중심 재료로 사용했고, 이 재료들을 자연스럽게 이어줄 베르가못 리큐르를 넣어 시트러스 향을 더했습니다. 셰이킹을 통해 만들면 표면에 매끄럽고 균일한 흰색 폼이 생깁니다. 이 폼으로 가공과 정제를 거쳐 완성된 철강의 매끈한 표면과 완성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구상옥 바텐더가 칵테일에 파란색 페인팅과 화이트 페퍼를 더해 마무리하는 과정
닙스를 상징하는 향신료인 화이트 페퍼를 넣어 완성된 철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맛과 향으로 구현했습니다. 사워 타입의 칵테일에 화이트 페퍼가 가지고 있는 날카로움과 스파이시함이 은은한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요. 칵테일 가운데에 페퍼민트를 올려 첫 향의 청량감을 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잔에는 현대제철의 대표 색상인 파란색의 시트러스 맛 페인팅을 더해 시각적인 연결점도 더했습니다.

현대제철의 이미지를 맛과 향으로 표현한 칵테일 ‘퓨어 템퍼(Pure Temper)’

Q. 완성된 칵테일에 ‘퓨어 템퍼(Pure Temper)’라는 이름을 붙이셨는데요. 어떤 의미를 담으셨나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칵테일과 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많이 닮았다는 걸 느꼈어요. 완성된 결과물은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선택과 시행착오, 시간과 에너지가 쌓여 있거든요. 그런 공통점을 칵테일의 이름에도 담고 싶었습니다. ‘퓨어(Pure)’는 철과 술이 지닌 높은 순도를, ‘템퍼(Temper)’는 철을 단련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렇게 완성한 이름이 ‘퓨어 템퍼’입니다.

Q.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철’이라는 소재와 친해진 것 같나요?

사실 철이 저한테는 되게 낯선 소재였는데요. 이번 작업을 하며 철이 은근 바와 매우 밀접하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습니다. 바텐더를 상징하는 셰이커와 지거, 바 스푼, 스트레이너 등 대부분의 도구가 생각해 보니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지더라고요. 평소 자연스럽게 사용하던 도구와 집기 곳곳에 철이 녹아 있다는 점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많이 깨달았습니다. 현대제철의 철강재도 눈에 보이진 않지만, 건물이나 차체 등 일상생활에 다 녹아들어가 있다는 점도 이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철이 예전보다는 조금은 친숙해진 느낌입니다.

구상옥 바텐더가 스테인리스 셰이커와 지거 등 바 도구를 사용해 칵테일을 만드는 모습

Q.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현대제철과 협업할 수 있어 뜻깊었고, 바텐더로서도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먹고 마시는 경험에서 주로 영감을 얻었는데, 이번에는 산업 소재인 철에서 출발해 칵테일을 만들었으니까요. 낯선 만큼 어려움도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고, 저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소재에 접근하는 법을 배우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 닙스에서 완성된 ‘퓨어 템퍼’ 칵테일을 들어 살펴보는 구상옥 바텐더

철이 여러 제련과 가공 과정을 거쳐 우리 일상 곳곳에 자리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피와 땀이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칵테일도 마찬가지로 이 한 잔에도 재료를 고르고 조합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저뿐만 아니고 모든 바텐더가 그런 과정을 겪을 텐데, 완성된 결과만큼이나 그 뒤에 축적된 사람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함께 전하고 싶습니다.

 

 

바 닙스와 오리엔스를 운영하는 구상옥 바텐더 프로필 사진

 

구상옥 바텐더

서판교 ‘닙스’와 동판교 ‘오리엔스’를 운영하며 풍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칵테일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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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ent]는 현대제철의 대내외 공식 미디어룸으로 '철의 지속가능성'을 알리고 소통합니다.
현대제철의 기술력과 철강산업의 트렌드, 나아가 '철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기획·연재 중입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moment 편집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