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워싱턴D.C.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자(MakeAmericaWealthyAgain)’ 무역 발표 행사에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미국의 상호관세는 아직은 유예된 상태입니다. 미국과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25%의 상호 관세를 적용받게 되겠지만요. 2025년 8월 1일까지는 유예 기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품목에 대해서는 이미 별도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죠. 그것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요.
출처 :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 3가지 품목을 콕 찍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은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기사 작성일 7월 8일 기준). 자동차(25%)보다도 높죠.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미시간 등 미국 북동부 지역)’의 표심과 철강 산업의 전략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도 미국과 협상을 한창 진행중입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 최종 합의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 관세의 완전한 철폐 또는 경쟁국 대비 관세율 완화 조건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 철강업계는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맞이 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 철강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거든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HD현대중공업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콕 찍어 부과한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려면 우리도 협상 카드를 내놓아야 할 겁니다. 단순한 협상 차원이 아닌 우리의 강점을 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심을 보여온 조선 분야 협력과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미국이 참여를 요청하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안도 협상 카드 중 하나로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된 후판 ©현대제철
조선 분야 협력은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조선사 뿐만 아니라 현대제철과 같은 국내 철강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박 건조에는 철강이 많이 필요하죠. 특히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열연강판) 수요가 많은데요, 이를 찾는 조선사들이 늘어나면 후판 가격이 올라 철강기업의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내 후판보다 20% 저렴한 중국산 저가 후판 때문에 협상의 무게가 조선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철강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돼 국내 철강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또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습니다만, 참여하기로 결정 한다면 고부가 가치 고강도 철강 제품을 팔 수 있게 돼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기자의 핵심 체크!
✓미국의 철강 50% 관세 부과에 국내 철강 기업의 실적 우려 지속돼
✓정부는 상호관세 완화는 물론 철강 등 품목 관세 철폐를 목표로 협상 진행중
✓조선 분야 협력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추진 된다면 철강기업 수익성 상승 기대
이광수 기자
본업이 음악이라고 우기는 경제부 기자. 평일에는 기사를, 주말에는 곡을 씁니다. 발표한 곡으로는 <어디있니> <아름다운> <혼자 남겨지고 싶어서 그래> <하리보> <늦은 사랑>이 있습니다. YTN 라디오, SBS BIZ, 이데일리TV 등에서 경제 뉴스를 전달했습니다. 지금은 SBS 러브FM <박연미의 목돈연구소>에 출연중입니다. @egwa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