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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5 min read

[제철에 만난 사람] '중앙감속기' 김용성 셰프

2025.07.30

직관적인 맛에 창의성을 더하는 김용성 셰프의 ‘카프레제 냉파스타’

최현석 셰프와 함께 퓨전 다이닝 ‘중앙감속기’의 총괄 셰프로 활약 중인 김용성 셰프는 한 입에 ‘맛있다!’라고 느껴지는 직관적인 맛을 기본으로, 그 익숙한 맛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는 요리를 즐긴다. 그가 ‘기본’을 중시하는 마음은 주방에서 가장 아끼는 스승의 칼에서도 드러난다. 10년 넘게 손에 쥐어온 이 칼은 초심을 떠올리게 하고, 그 마음이 김용성 셰프를 오늘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요리를 고민하며 주방에 서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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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고도 새로운 한여름의 맛, ‘카프레제 냉파스타’

 

음식, 주방 도구, 은식기, 요리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메뉴 이름이 ‘카프레제 냉파스타’라고요. 이름에서부터 ‘시원함’이 느껴져요.
여름에 어울리는 음식 중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스승님이신 최현석 셰프님의 시그니처 메뉴 ‘냉파스타’에 ‘카프레제’를 접목하면 재밌을 것 같아 이번 메뉴를 기획했습니다.

자연 식품, 농산물, 식재료, 접시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음식, 테이블웨어, 사발, 믹싱볼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토마토’, ‘부라타 치즈’, ‘바질’ 이 세가지 재료가 전통적인 카프레제 구성이잖아요. 이 재료들은 어떻게 맛의 조화를 이루나요?
카프레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대표 샐러드예요. 토마토, 바질, 치즈가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기도 하는데요. 치즈는 크리미한 맛, 토마토는 산미와 수분감, 바질은 향긋한 풍미를 더해 조화를 이뤄요. 여기에 ‘산미’를 보완하기 위해 발사믹이나 시트러스 계열 소스를 많이 쓰는데, 이번 요리에는 발사믹 식초를 사용했죠.


이번 메뉴를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재료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맛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신경 썼어요. 제철 재료를 사용해도 이 재료들의 맛이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별로 의미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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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를 얇게 썰어 식감을 더했다고요. 굳이 이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참외씨를 넣거나 참외를 두껍게 썰어 넣으면 면을 다 먹고 나서도 참외 맛이 계속 입에 남아요. 그래서 토마토, 면, 부라타 치즈, 참외가 한입에 어우러지도록 필러를 활용해서 참외를 얇게 손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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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팅을 보면, 요리가 ‘예술’이라는 말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요. 꽃잎을 올려놓으니 ‘작품’같고요. 이번 플레이팅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나요?
요리할 때 직관적인 맛과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표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카프레제는 재료를 층층이 쌓아 올린 형태가 보통 익숙하잖아요. 그 느낌은 유지하되, 시각적으로는 새로운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겉모습만 봐서는 카프레제인지 바로 알아보기 어렵지만, 한입 먹으면 익숙한 맛이 느껴지도록 의도했죠. 또, 부라타 치즈를 바깥으로 드러내면 ‘카프레제’가 바로 떠오르니까, 일부러 파스타면으로 싸서 보이지 않게 했어요.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도록이요. 그게 플레이팅의 핵심이었어요.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카프레제’와는 다른 모양이라 조금 생소하긴 했어요. 그런데, 셰프님이 말하는 직관적인 맛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기본적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음식은 지양해요. 음식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한입 먹었을 때 바로 ‘맛있다’라고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인 맛이에요. 시각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지만, 맛이 너무 낯설다면 그건 혼자 집에서 실험적으로 해볼 요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쉽게 맛있다고 느낄 수 있 게 만드는 게 제 요리의 ‘기본’입니다.


‘카프레제 냉파스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익숙하지만 새로운 느낌(웃음)!


영감을 전하는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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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창작’의 영역이잖아요. 메뉴 개발할 때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어요?
요리는 100% 창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분야의 새로운 부분이나, 다른 음식을 참고해서 나만의 색깔을 입힌다거나,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요.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게 된 기본 정보들을 바탕으로 하되, 새로운 포인트를 조금씩 더해 변형을 주기도 하고요. 기본이 없으면 새로운 변형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해요.
가보지 않은 장소로 떠나는 편이에요. 꼭 특별한 곳이 아니어도 되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예를 들어, 여수의 작은 편의점에 들러 평소에 느낄 수 없는 낯선 분위기를 느끼다 보니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거든요. 책이나 조형물, 미술 작품 등을 보면서 영감을 받기도 하는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는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떠나 그 장소와 공간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고 오는 편이에요. 


여행을 다녀오면 새로운 요리가 하나씩 나오는 거예요?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죠.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위해 떠나는 게 아니라 목적 없이 떠나는 거니까요. 새로운 것들로 채우기 위해 생각을 비운다는 쪽이 더 맞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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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해왔잖아요. 언제 보람을 느껴요?
외부에서 요리에 관한 강의, 교육 또는 컨설팅 활동을 할 때 보람을 느껴요. 대학 강의나 시니어분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 관련 강의를 하면서 오히려 제가 에너지를 얻더라고요. 물론 요리하는 과정에서도 뿌듯함을 느끼지만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거든요. 그때 교육자로서의 삶이 계속 요리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돼요. 많은 사람들에게 제 가치관을 전하면서 의미 있고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셰프이자 선생님이기도 하네요? 셰프님이 생각하는 교육은 어떤 의미인가요?
예전에는 교육자라고 하면 학교나 학원 선생님처럼 특정 직업만 떠올렸거든요. 지금은 제가 가진 경험과 가치관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게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게 교육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오기도 하고요.

셰프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이 궁금한데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스승, 최현석 셰프에게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나요?
최현석 셰프님은 주방 막내 시절부터 함께해온 분이라 많은 걸 배웠는데요. 처음엔 셰프님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싶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 셰프님의 말이 옳았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요리뿐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법, 경영, 돈 관리까지 큰 그림을 보는 시각을 많이 배웠어요. 요즘은  셰프님이 무엇인가를 요청할 때 제 의견을 바로 말씀드리기보다, 두세 번은 직접 해본 뒤 판단해요. 여전히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기에 계속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현석 셰프에게 꼭 배우고 싶은 점이 있는지 궁금해요.

대범함이요. 옆에서 보면서 조금씩 습득하고 있어요. 예전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았고 소심한 편이었는데 셰프님을 따라 행사나 강의에 보조로 다니면서 많은 걸 익혔죠.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말하는지를 옆에서 보며 자연스럽게 배웠고요. 예전엔 제가 무엇인가를 시도할 때 병적으로 모든 계획을 세세히 짜고 시작했고, 시작하기도 전에 고민과 생각을 너무 많이 했거든요. 셰프님은 늘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일단 해보라’라고 하셨어요. 요즘엔 일단 실행하고, 잘못되면 수정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셰프로 기억되고 싶어요?
작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셰프로 기억되고 싶어요. 요리와 매장 운영을 잘하는 건 기본이라고 생각하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가치관이나 생각을 전하고, 그걸 통해 단 한 명이라도 작은 영감이나 울림을 느낀다면 그 자체로 큰 보람을 느껴요. 그래서 요리사로서 누군가에게 울림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추억이 깃든 도구, 스승님의 칼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도구는 무엇인가요?
손에 익은 모든 도구예요. 집에서도 늘 쓰던 도구가 편하듯이 요리사에게도 익숙하고, 애착이 있는 게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이 최고의 맛을 만들어내죠.


가장 아끼는 철제 도구는 무엇인가요?
스승님이 주신 칼이에요. 10년 넘게 사용해 온 건데요. 값이 매우 비싸거나 희귀한 제품은 아니지만 스승님이 젊은 시절부터 쓰던 칼이라 저한테 의미가 남달라요. 스승님의 기운이 깃든 도구 같은 느낌이 들고요. 소중하게 아끼고 관리하면서 오래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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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은 정말 긴 시간이잖아요. 오랜 쓰다 보면 녹이 슬거나 상하기도 하잖아요. 보통 어떻게 관리하나요?
칼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자주 갈고, 온도나 습도에 예민한 곳에 두지 않으려고 해요. 물기나 기름기가 묻어 있으면 금방 손상되기 때문에 깨끗이 닦아서 보관하고요. 칼은 개인 칼집에 넣어 다니고, 보관하는 통이나 가방도 최대한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철팬, 칼, 집기 등 여러 조리 도구를 구매할 때 나만의 기준이 있어요?
딱 봤을 때 직관적으로 마음에 들고,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이나 무게감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걸 선호해요. 칼이든 냄비든 핀셋이든 제가 느끼기에 잘 맞아야 하죠. 가격이나 다른 사람의 추천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고요. 직접 써보고 나에게 잘 맞으면 좋은 도구라고 생각해요.


셰프님에게 ‘철’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요리사로 살아온 추억들이 고스란히 깃든 도구 같아요. 이 칼을 잡으면 처음 스승님께 칼을 받았던 순간부터 강연을 했던 기억, 요리를 개발했던 순간들이 모두 떠오르거든요. 단순히 조리 도구가 아니라, 요리사로서 과거와 미래의 추억을 담고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예요.


 

 김용성 셰프의 ‘카프레제 냉파스타’ 조리 과정 따라가기 

 

 

> [제철에 만난 사람] 중앙감속기 김용성 셰프 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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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ent 편집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