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현대제철 올해 주가 추이. 8월 1일 기준

2025년 하반기,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현대제철 목표 주가를 약속이나 한 듯 올려잡고 있습니다. 목표 주가는 기업의 재무 상태와 전망 등을 분석해 앞으로 1년 안에 회사 주가가 목표 주가 수준까지는 오를 것으로 판단해 제시하는 수치입니다. 현대제철 주가(8월 1일 기준)는 주당 3만4,200원인데요. 이미 올해 들어 약 64% 급등한 수준이지만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겁니다. 

 ©현대제철 현대제철 2분기 매출‧영업이익 추이

현대제철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오른 것은 2분기 실적 기대 덕분입니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로 5조9,456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조금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었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것이 큰 의미입니다.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읽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증권가 보고서는 현대제철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에 발간되기 시작했습니다. 2분기 좋은 실적은 두 눈으로 확인했고, 앞으로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담겨있습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D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이 현대제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했을 뿐 아니라 종전보다 목표 주가를 높여 현대제철 투자자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높은 목표 주가를 제시한 곳은 DB증권인데요. 이 증권사는 현대제철의 주가가 1년 이내에 5만7,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앞으로 주가가 약 66%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 겁니다. 3분기는 2분기보다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봤는데요. 그 근거로는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먼저 정부가 지난달 24일 일본과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로 33%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제철의 열연강판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면서 예전보다 잘 팔리게 될 겁니다. 

 ©현대제철 열연강판

또 이미 관세가 부과 중인 후판에 대해서는 중국 일부 기업이 제3국을 통해 원산지를 세탁하는 방식을 시도해 왔는데요.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런 우회 수출을 잡아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DB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돼 2027년에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가 회복될 것”이라며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말했습니다. PBR은 회사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1 미만이면 시장 가치가 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현대제철의 현재 PBR은 0.24배입니다. 

나머지 대형 증권사들도 비슷한 전망을 했습니다. 여기에 하반기 중국의 철강 생산 감산 기대도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중국 조강 생산량이 5월과 6월 각각 7%와 9%가 감소했다며 이미 중국의 감산은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Louisiana Economic Development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앞줄 첫번째)이 제프 랜드리(Jeffrey Martin Landry) 미국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함께 전기로 제철소 투자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에서 건설할 제철소도 기대됩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4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설립을 위한 법인인 현대스틸 루이지애나 유한책임회사(LL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하반기 중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파트너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현대제철에 재무적 부담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광수 기자
본업이 음악이라고 우기는 경제부 기자. 평일에는 기사를, 주말에는 곡을 씁니다. 발표한 곡으로는 <어디있니> <아름다운> ＜혼자 남겨지고 싶어서 그래> <하리보> <늦은 사랑>이 있습니다. YTN 라디오, SBS BIZ, 이데일리TV 등에서 경제 뉴스를 전달했습니다. 지금은 SBS 러브FM <박연미의 목돈연구소>에 출연 중입니다. @egwa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