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에 26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35조 원을 투자합니다. 2025년 3월 2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8월 한미 정상회담에 힘을 더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50억 달러 늘리기로 했습니다. 9월 2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4위인 네이버의 시가총액(약 35조 4,480억 원)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투자 분야는 로봇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연간 3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로봇 공장을 미국에 짓기로 했습니다. 신설된 공장을 미국 로봇 생산의 새로운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업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건데요.

 

당장 올해 말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미국 자동차 신공장인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시범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미국 자동차 생산 확대 전략과도 연결됩니다. 로봇이 도입되면 반복 작업에서 오는 편차를 줄이고 작업자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연간 70만 대였던 미국 완성차 생산능력을 120만 대 수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이 사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주역 중 한 곳은 현대제철입니다.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철강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총투자금은 58억 달러(약 8조 원)입니다. 내년에 착공해 2029년에 완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자동차강판 ©현대제철

 

현대차그룹은 미국 안에서도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해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에서 생산된 자동차용 강판의 상당 규모를 현대차그룹 현지 공장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강종을 생산해 북미 자동차 강판 시장을 직접 공략할 계획입니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니 미국의 품목 관세 부담도 해소되는 효과도 있죠. 또 루이지애나 공장은 직접 환원철 저탄소 원료 설비(DRP) 등을 갖춘 제철소로 지어지는 것도 강점입니다. DRP는 석탄을 사용하는 기존 고로 방식과 달리 수소를 연료로 철광석의 산소를 제거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설비입니다. 유럽(EU)과 한국 등 주요국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도 관리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품질이라도 탄소를 덜 유발하는 기술로 만들어졌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탄소 저감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GlobalData

증권가는 현대제철 핵심 투자 포인트로 현대제철의 미국 공장을 꼽고 있습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부가 자동차 강판 양산 능력을 입증할 경우,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대한 공급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증권시장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 0.22배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고부가 자동차강판 양산을 보여준다면 재평가를 받고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기자의 핵심 체크!
✓ 현대차그룹이 4년 동안 미국에 35조 원 규모 투자하기로 결정

✓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 건설
✓ 결과적으로 그룹은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완성으로 경쟁력 높일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