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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5 min read

유리 대신 ‘철’을 입은 태양광

2025.11.14

건물과 에너지를 잇는 새로운 ‘철강 솔루션’

*제로에너지빌딩(Zero Energy Building)의 의무화가 본격화되면서 건물이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까지 담당하는 ‘능동적인 에너지 주체’로 바뀌고 있는데요. 그 변화의 중심에 태양광 모듈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먼저 기존 태양광 모듈을 살펴볼까요? 현재 태양광 모듈의 후판으로는 **‘GtoB(Glass to Backsheet)’나 ***‘GtoG(Glass to Glass)’ 모듈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특히 건축물에 자주 사용되는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 즉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에는 ‘GtoG’ 모듈이 주로 적용되고 있고요.

태양광 모듈 이미지

하지만 후면이 유리나 종이로 되어 있다 보니 건물 외벽에 바로 부착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태양광 모듈을 고정하기 위한 *****알루미늄 Z-bar 지지대를 설치해야 했죠. 특히 앞뒤를 유리로 감싼 GtoG 구조는 방열이 잘되지 않아, 온도가 높아질수록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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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한화솔루션, 롯데건설, 삼화페인트, 엡스코어(Eppscore), 고려대와 함께 6자 간 MOU를 체결하고, 후면을 유리 대신 ‘철’로 바꾼 ******‘GtoS(Glass to Steel)’ 구조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설계부터 제작, 실증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진행하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죠.

* 제로에너지빌딩(ZEB) : 건물에서 쓰는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소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물
** GtoB(Glass to Backsheet) : 앞면은 유리, 뒷면은 백시트(종이)로 된 일반형 태양광 모듈
*** GtoG(Glass to Glass) : 앞뒤 모두 유리로 감싼 태양광 모듈
****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 건물 외벽이나 지붕에 통합해 설치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 시스템
***** 알루미늄 Z-bar : 태양광 모듈을 외벽에 고정할 때 사용하는 지지대
****** GtoS(Glass to Steel) : 기존 유리 대신 철을 사용한 차세대 태양광 모듈 구조

유리보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철

그럼 왜 ‘철’일까요? 바로 ‘경제성’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철은 유리보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특성을 지닌 데다 건물 외벽의 주요 재료이기 때문에 시공 시 호환성이 뛰어납니다. 별도의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공정이 줄고 설치비와 시간도 절감됐죠. 또한 알루미늄보다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은 소재입니다. 두께 0.6~1.2mm의 얇은 강판을 적용해 전체 무게도 가벼워지고, 시공성과 안전성도 향상됐어요. 열이 잘 전달되는 성질 덕분에 내부에서 발생한 열을 빠르게 밖으로 내보내 태양광 효율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철의 약점을 기술로 극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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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oS(Glass to Steel) : 기존 유리 대신 철을 사용한 차세대 태양광 모듈 구조

철을 태양광 모듈에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벽도 있습니다. 철은 전기가 잘 통하고 공기 중에 노출되면 쉽게 녹이 스는 재료이기 때문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제철과 엡스코어는 철강과 태양광 셀 사이에 *봉지재(EVA 혹은 POE)를 적용해 전기 절연을 유지하고, 태양광 셀을 보호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철강의 부식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내식성이 높은 철판을 사용했고요. 


유리와 철은 열을 받을 때 팽창률이 달라 그대로 두면 미세한 변형이 생길 수 있는데요. 현대제철과 엡스코어는 강판의 모서리 부분을 접어 강성을 높임으로써 변형을 줄이고,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봉지재(Encapsulant) : 태양광 셀을 유리나 철판 사이에 고정하고, 외부 충격·습기·전기 누설로부터 보호하는 접착 필름
- EVA(Ethylene Vinyl Acetate) : 가공이 쉽고 투명도가 높아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필름
- POE(Polyolefin Elastomer) : 내습성과 절연성이 뛰어나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필름

 

냉각까지 철의 역할로

태양광 모듈 성능 테스트 © 현대제철 

 

 

아직 ‘GtoS’ 모듈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진 않았지만, 여름철 고온과 겨울철 동파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양광 모듈 후판에 열을 빠르게 방출하는 냉각 필름 기술을 적용한 GtoS 모듈도 테스트 중이며, 중력을 이용한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중력을 이용한 수냉식 냉각 시스템은 냉각수가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순환하며 모듈의 열을 식히는 구조입니다.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강판 후판 내부에 냉각수가 오래 머물러 열을 고르게 분산시키도록 설계했죠. 철의 높은 열전도율이 이 구조와 결합하면서 태양광 모듈의 발전 효율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철이 바꾸는 건축의 풍경 

BIPV 설치 사례 : SM 전력 © 현대제철 & 엡스코어

이번 ‘GtoS’ 태양광 모듈은 철강 산업이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산업에서 벗어나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순환시키는 산업으로 나아가려는 현대제철의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GtoS는 철이 더 이상 구조를 이루는 재료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기술이에요.”라는 연구원의 말처럼, 이 기술은 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며 현대제철이 그리는 ‘에너지를 만드는 철’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도 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세요. 

 

[moment]는 '철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각인시키는 현대제철의 대내외 공식 플랫폼입니다.
특히, 철강산업의 트렌드와 함께 현대제철의 기술력, 더 나아가 '철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기획·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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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ent 편집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