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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레스틸] 철이 만든 도시, 철이 바꾼 세계

2025.06.17

흉물이라 불리던 철이 어떻게 예술과 도시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한때 에펠탑은 파리의 예술가들로부터 외면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흉물’, ‘괴물’, ‘파리의 수치’라고 불렸죠. 지금은 매년 600만 명이 찾는 낭만과 자유의 아이콘이자 한 번쯤은 꼭 보고 싶어 하는 꿈의 장소입니다. 이제 철은 단순한 재료가 아닙니다. 예술을 만들고, 도시를 세우고, 세계를 연결하는 동력이죠.  에펠탑,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금문교. 모두 철의 상상력으로 탄생했어요. 

이번 <인터레스틸>에서는 철이 어떻게 인간의 한계를 넘어 구조와 문명을 만든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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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예술이 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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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프랑스는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기념물을 고민했어요. 고민의 결과는 300m 철탑이었죠. 당시로선 상상조차 어려운 초고층 구조물이었죠.

그 주인공은 건축가가 아닌 기계공 출신의 엔지니어, 귀스타브 에펠(Alexandre Gustave Eiffe). 그는 “철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철학으로 철을 예술로 끌어올렸어요. 당시만 해도 철은 그저 다리, 기계, 군함 등에 쓰는 ‘실용 금속’일 뿐이었어요.

에펠은 무려 1만8,000 개의 부품, 2백50만 개의 리벳, 7,300t의 철강이 동원된 에펠탑을 완성했습니다. 40명의 도안가와 계산가들과 함께 2년간 이 일에 매달려 모든 부분을 0.01㎝까지 정확하게 계산했죠. 빛과 공기를 통과시키는 프레임, 수직성과 곡선의 균형, 바람과 하중의 흐름까지 설계했습니다. 단순한 랜드마크가 아닌, ‘철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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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하늘을 향해 뻗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산소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19세기 윌리엄 켈리와(William Kelly) 헨리 베서머(Henry Bessemer)는 산소를 활용한 제철법으로 철강의 품질과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고, 이후 등장한 기본 산소 제강법은 전 세계 철강의 기준이 되었어요.


철로 하늘을 올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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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이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미국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어요. 1931년, 뉴욕 한복판에 등장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높이 443.2미터, 단 410일 만에 완공된 마천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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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프리패브 시스템’으로 공장에서 제작한 부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은 마치 레고처럼 초고층을 빠르게 완성할 수 있게 했고, 철강과 콘크리트가 결합된 구조는 허리케인, 심지어 전투기 충돌에도 끄떡없었어요. 엠파이어는 단순한 빌딩이 아니라, 철이 도시의 ‘높이’를 정의하는 시대를 연 상징이었습니다. 

 

철로 거리를 잇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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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솟은 철이 이번엔 바다를 건넜어요. 그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 Bridge). 깊고 거센 해류가 흐르는 바다에 다리를 세운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해답은 ‘현수교’ 구조였어요. 기둥 없이 철강 케이블로 도로를 공중에 매다는 방식입니다. 금문교를 지탱하는 핵심은 지름 0.92m짜리 강철 케이블 2가닥이에요. 그 안엔 무려 27,572가닥의 철선이 정교하게 꼬여 있고, 지금도 하루 10만 대의 차량을 거뜬히 버티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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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8만 3천 톤의 철강재가 쓰였지만, 지금 같은 기술이라면 그 절반으로도 가능하대요. 같은 무게로 더 강하게, 더 가볍게 만드는 기술력의 발전 덕분이죠.

 

전 세계 금속 사용량의 90%가 철이고, 건축 분야에서 사용하는 철강의 절반 이상은 콘크리트 속 철근이에요. 철근은 압축에 강한 콘크리트와 만나 건축을 높이고, 연결하고, 확장시키는 재료가 되었어요.

철은 더 이상 단순한 구조재가 아니에요. 문명을 설계하는 힘, 바로 그것이죠. 철이 예술이 되고, 철이 도시를 만들고, 철이 세계를 연결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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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레스틸>에서는 인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든 ‘철’의 이야기로 기술, 구조, 그리고 도시의 진화를 함께 들여다봤어요. 철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모든 것들, 우리는 지금도 그 위를 걷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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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ent 편집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