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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5 min read

오늘도 성장을 고민한다

2025.11.18

프릳츠를 사랑받는 브랜드로 이끄는 김병기, 그의 상승 모멘텀

프릳츠 장충점

프릳츠는 커피를 넘어, 기술자가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만들어왔다. 브랜드 디렉팅과 생두 구매 등 여러 영역을 세심하게 챙기는 공동대표 김병기가 그 흐름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오픈 한 달 차인 장충점에서 그는 새로운 실험을 더하고 있다. 오늘은 그 공간을 배경으로 김병기 대표의 성장과 협업의 여정을 짚어본다.


다양성과 예의를 갖추고자 하는 사람


Q. 주변 사람들은 김병기 대표님을 어떤 사람이라고 표현하나요?
다 달라요. 헐렁하다고도, 빡빡하다고도 하죠. 둔감하다고도 하고 예민하다고도 해요. 

Q. 그럼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 단어로 꼽는다면요?
예의’요. 돌아보면 제가 잘해서 된 일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 도움받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어떤 성취가 있다면 제가 해낸 거는 정말 작은 부분이에요. 그래서 세상에 대한, 주변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해요.🎁


드립 커피를 내리는 장면


경험이 만든 지금


Q. 커피를 ‘직업’으로 삼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학교 다닐 때 인권, 노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다이렉트 트레이드*, 페어 트레이드** 등 커피 거래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알면 알수록 너무 멋있는 거예요. 처음에는 좀 허영심으로 시작했어요. 막상 시작하니까 현실은 달랐지만요. (웃음) 

*다이렉트 트레이드(Direct Trade) : 로스터가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며 품질과 관계 중심으로 운영하는 비(非)인증형 직거래 방식 

**페어 트레이드(Fair Trade) : 생산자에게 공정한 대가를 보장하고, 노동·환경 기준을 지키는 인증 기반의 공정무역 방식

Q. 커피 내리는 모습은 특유의 멋스러움이 있죠. 허영심으로 시작했다고 말씀하셨지만 지금의 프릳츠는 커피 유통, 맛, 브랜딩 등 다양한 면에서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대표님의 내공이 녹아 있는 결과 같아요. 그 내공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우당탕탕 살아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살면서 체계적으로 살았던 기억은 거의 없어요. 사실 학사 경고도 여러 번 받아서 간신히 학교를 졸업했어요. 그저 즐거운 일이 있으면 쫓아갔던 것 같아요.

문학, 음악, 영화, 미술을 다양하게 좋아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어요. 문학이든 음악이든 그 속에 있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에 다양한 층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커피를 할 때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시선이 생겼어요.🔭

카페 한 공간에 놓여있는 그림


Q.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군요.

커피를 잘 내리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일들이 있잖아요? 선생님들께서 알려주시는 비법 외에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여겼어요. 조금은 열린 사고방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정보를 다양한 곳에서 찾기 위해서 해외에 있는 친구들하고도 적극적으로 교류했어요.

그러면서 커피가 화학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물 분자와 커피 분자가 결합해서 커피라는 용액이 된다는 개념을 이해하니까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었어요.


서로가 성장의 원동력


Q. 프릳츠는 어떤 점에서 다른 카페와의 차별점을 가진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통상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되면 직원, 그리고 외부에 저희 브랜드만의 키워드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죠.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비전이라고 하면 보통 회사의 구체적인 목표를 의미하는데, 그에 앞서 구성원 각자가 가진 ‘직업인으로서의 태도’를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브랜드를 키워드로 정의하지 않아야 생명력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프릳츠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로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하시나요?

손님과 직접 만나는 바리스타의 친절, 제빵사의 실력, 브랜드 매니징 하시는 분들의 마케팅 능력 등 여러 가지를 얘기해 주셔서 하나를 고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은 다 달랐으면 해요.

프릳츠의 빵과 음료


Q. 카페 운영에 있어서 고객의 반응을 예상하고 진행한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거라는 감각은 있겠지만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보시는 분들은 새롭게 받아들이시는 게 있을 거예요. 그래서 특정한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서 무언가 하지는 않아요. 저희가 선보이고 싶은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제대로 만들어서 선보이는 데 집중합니다.🎯

카페 비치된 조형물과 원두 카드


Q.  이제 대부분이 프릳츠를 알죠. 그렇게 성장하게 된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저를 포함한 공동창업자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해요. 창업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시점에도 창업자들의 에너지가 활발하게 타올라요. 그게 제일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Q.  이렇게 10년이 넘는 시간을 서로 믿으며 일한다는 것이 대단하고 멋져요.

모두 인격적으로 훌륭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구성원들이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려면, 최종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저희가 결정을 잘 해야죠. 함께 살아가는 것에 필요한 구조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누구보다 열심이에요. 다 같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자며 응원하게 되고요. 이게 진짜 멋진 일인 것 같아요.

밍글스와 협업한 음식 메뉴와 와인


탐구하는 리더, 함께 하는 조직


Q. 프릳츠는 스페셜 메뉴, 커피 클래스 등 다양한 도전을 하는 편이죠. 이번에는 ‘밍글스’와 협업하셨더라고요?

컬리너리 랩이라고 강민구 셰프님이 운영하시는 일종의 식음료 연구개발 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저희 프릳츠와 강민구 셰프님이 음식을 같이 준비해요. 또 김민성 소믈리에님께서 와인을 골라주시고요. 닭강정이나 라자냐같이 요리를 준비해 주시기도 하고, 저희 빵하고 같이 묶어서 샌드위치로  만들기도 해요. 빵과 어울리는 스프레드, 샐러드도 있습니다. 훌륭한 분들이시니까 꼭 같이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Q. 제가 먹어보니까 새롭고 훌륭한 맛이라 주변에 많이 알리려고 합니다(웃음). 그럼 대표님은 요즘 바리스타보다 경영자로서 더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프릳츠를 시작할 때는 저희 창업자분들이 각자 파트를 맡고 계시고 저는 브랜드 디렉팅과 커피 일을 주되게 했었죠.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면 경영이 중요해지잖아요? 커피를 잘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음 커피를 만들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경영을 더 많이 합니다.⚙️

드립 커피를 내리는 김병기


Q. 커피는 만드는 것과 회사 경영은 일이 아주 다를 것 같아요. 어렵지는 않으신가요? 

원래는 스스로 ‘필드 기술자’라고 정의했는데 이제는 ‘경영인’이라는 새 타이틀이 생겼어요. 그에 발맞춰 성장해야 하는데 따라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우선 저희 동료가 기술자로서 성장해 나갈 때 조직적으로 어떤 서포트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커피를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걸 잘 알리는 역할들도 해야 해요. 

Q.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닐 것 같아요. 이겨내기 위해 하시는 일이 있나요? 

다양한 곳에서 여러 경험을 접하는 것 같아요. 온라인이기도 하고 오프라인이기도 해요. 예를 들면, 어떤 나라를 갔는데 특별한 친절을 경험했어요. 그런 친절을 경험하고 나면 그 나라의 인상이 바뀌어요. 그러면 친절이 갖는 힘이 정말 크다고 생각할 수 있죠.

Q. 역시 직접 경험하며 배움을 얻으시는군요.

호기심을 가지고 여러 경험을 한 다음 그 원리를 찾아가다 보면 단순히 과학적인 원리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원리가 보여요. 지금 여기에서도 “이 조명이 왜 필요한가?”라고 했을 때 저를 잘 찍어서 호감 있게 선보이기 위해서일 거예요. 그럼 “호감이라는 건 뭔가?”, “왜 필요한가?”, “어떨 때 사람은 호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돼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오게 됩니다.

Q. 프릳츠의 깊이감 있는 브랜딩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비밀이 풀린 것 같아요. 여러 방면에 깊은 탐구를 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를 거꾸로 물어가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알고 있어요. 자기 마음속에 오랜 시간 동안 자기가 살아오면서 쌓아온 직관이 있어요. 그리고 그런 직관이 있지만 설명해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특히 동료가 함께 있을 때 더 필요한 것 같아요. 혼자 하는 일이면 스스로 떠올려보는 정도면 충분하지만, 함께 일할 때 직관을 언어화하면 모두가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일할 수 있어요.✍️

Q. 외식, 음료 관련 업계가 경쟁이 치열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품질, 직원과의 상생을 선택하려고 노력하시는 편인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경영을 유지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사실 유지 비결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면 안 될 것 같아요. 구성원들께서 느끼시는 게 중요해요. 제가 설명하는 우리와 구성원분들이 느끼시는 우리가 간격이 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구성원분께서 간격이 아예 없는 것도 안 된다는 의견을 주시더라고요. 지금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특정한 ‘지향점’이 있다고 언급하는 정도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구성원들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감각으로 느끼는 것도 필요하지 않냐는 말이더라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르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늘 조심하고 있어요.

Q. 직원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많이 하죠. 저희 창업자분들이 좀 만만한 편인 것 같아요(웃음). 진짜 좋은 리더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면 꽤 만만한 편이죠. 그리고 구성원분들도 솔직한 의견을 많이 주시고요. 너무 감사하죠. 정말 솔직해서 어떤 때는 제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때도 있고요(웃음).

프릳츠에서 고즈넉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지속 가능한 내일


Q. 대표님께서 앞으로 하고 싶으신 일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원하시는 계획이랄까요?

구성원들이 기술자로서 성장하시고 그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동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 이게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큰 방향이고 틀이에요. 

Q. 개인적인 계획도 있으신가요?

개인으로 보자면 프릳츠 기술자로서 저도 역할을 해야 하니까 저도 성장을 해야겠죠.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해요. 체력과 통찰력. 그 두 가지를 가꿀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하려고 해요.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아요(웃음).

김병기 대표는 커피를 선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을 이야기한다. ‘예의’로 시작해 ‘함께’로 끝나는 그의 말은 프릳츠가 왜 오래도록 사랑받는지를 보여준다.

오늘도 커피를 내리고, 회의를 하고, 동료의 성장을 고민한다. 그 안엔 늘 깊은 사유가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함께 커가는 일을 이뤄내는 중이다.


김병기 대표의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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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대표 Pick! 좋은 소통을 위한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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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ent 편집인 일동